칼럼&기고

[여연 정책포커스 1호](머니투데이 the300 이종인 위원 칼럼)1년동안 회의 한번 안열린 안전 위원회

보고서 종류

칼럼&기고

연구진

여의도연구원

발행일

2016.06.23

주요내용
  • 품안의 아기를 내려다보는 모정(母情)을 캡처한 한 장의 사진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품안의 아기를 내려다보는 모정(母情)을 캡처한 한 장의 사진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 아기는 200여명 희생자 중의 하나였고 엄마 역시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내 아기를 내손으로 죽였다”고 자책하는 피해 가족의 오열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왜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이 반복될까?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난 5년 동안 해당 기업도 정부도, 피해자나 그 가족의 절규를 특히 언론이 외면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롯데마트나 옥시에서 사과문을 발표 할 때 높은 관심을 보였던 언론들이 왜 그동안의 피해자의 목소리에는 무관심했을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서 발 벗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동안 가해 기업의 실질적 사과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과 공분, 그리고 정부의 참여를 이끌어 낸 실질적 역할을 해 온 한 시민단체의 고군분투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빠른 시일 내에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가 분명히 밝혀지고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상처의 치유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의 생활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안전할 권리’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다. 모든 국민은 신체와 생명상의 위해(危害)를 받지 않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갖는데, 이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권의 하나이다. 따라서 국가는 해당 사건의 법적인 책임 여부를 떠나 국민의 생활안전에 관계된 사고와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사건까지의 그동안 연이은 여러 생활안전에 관련된 사고들을 볼 때 그러한 국가의 소임에 한참 못 미쳤다.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이 법이 없거나 제도가 미비해서, 행정력이 취약해서 막지 못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제품안전기본법과 환경보건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과 화학물질관리법과 같은 법제가 구비되어 있고, 보건복지부의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의 환경산업기술원 그리고 국민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의 생활안전 대처 기능이 있다. 생활안전 확보를 위해 조직도 신설하고 기구도 늘렸을 뿐 아니라 상당한 인력과 예산도 추가적으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개선된 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잘 갖춰진 행정시스템이라도 소극적 운영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필자의 지인이 모 부처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안전전문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받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임을 다해보려 했는데 지난 1년 동안 회의한번 열리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생활안전에 관련된 정책을 종합하고 추진하는 기구의 활동이 극히 미미한 것이다.

 

물론 피해발생의 근본 원인은 도덕적이지 못한 가해 기업에게 있으며, 해당 기업에게 응당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당연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가해 제조사를 엄벌하기 위한 이른바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배상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도 시의적절하다. 필요하다면 제조물책임법이나 화학물질관리법과 같은 관련법을 개선하거나, 행정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소극적 대응 앞에서는 그 어떤 개선책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아까운 국민의 세금만 축낸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인 제도 운영과 행정을 통해 국민의 생활안전이 확보될 수 있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소망한다.

 

 

 

 

*본 기고문은 머니투데이 the 300의 여연 정책포커스 코너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머니투데이 url]

http://the300.mt.co.kr/newsView.html?no=2016061807237697992

 

*본 기고문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여의도연구원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여의도연구원은 정책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쓴 '여연 정책포커스'를 머니투데이 더(the)300을 통해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