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공감신문 칼럼-이종인의 세상읽기] 이종인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보고서 종류

칼럼&기고

연구진

여의도연구원

발행일

2015.04.10

주요내용
  •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의 42대 대통령 선거에서 사용되던 구호다.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 군을 신속히 몰아내는 혁혁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표현을 들고 나온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였다. 역사 문제로 여러 이웃국가들과 충돌을 빚고 있는 극우적 시각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으로 추진으로 자국민들의 지지도는 비교적 높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의 42대 대통령 선거에서 사용되던 구호다.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 군을 신속히 몰아내는 혁혁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표현을 들고 나온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였다. 역사 문제로 여러 이웃국가들과 충돌을 빚고 있는 극우적 시각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으로 추진으로 자국민들의 지지도는 비교적 높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도 결국 경제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공통적으로 추진되어 온 경제정책을 꼽으라면 ‘규제개혁’일 것이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국민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각종 규제를 없애는 일은 우리 경제의 암덩어리를 도려내는 것으로까지 비유되어 왔다. 기업 위주였던 이전과는 달리 박근혜정부에서는 규제개혁의 문제를 민생에 필수적인 경제정책 과제로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TV를 통해 생중계된 끝장토론에서 장관들과 기관장들이 진땀 흘리면서 토론하는 광경을 보면서 규제 개혁에 대한 국민과 기업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요지부동의 여러 대못 규제들이 술술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규제개혁을 통해 민생경제가 되살아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주었다.

 

그런데 이러한 정부주도의 개혁 추진에 빨간 불이 감지되고 있다. 개선해야 할 여러 제도들을 담은 행정규제기본법개정안이 국회에 묶여 있고,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157인 전원이 발의한 관련법안의 반영도 기약이 없기는 매일반이다. 이런 법들이 개정되지 않아도 추진할 수 있었던 규제신문고와 같은 기존 제도들까지 발목이 잡힌 꼴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더욱이 올해 초로 예상되었던 대통령주재 장관회의 개최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고조된 규제개혁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업계 그리고 국민간의 ‘온도 차’를 우려하기도 한다. ‘핵심규제의 몇% 목표 달성’이라든가 ‘규제신문고 개선사례 80선’과 같이 양적 성과의 홍보보다는 규제의 질적인 개선을 보다 더 중시해야 할 것이다. 외형적 성과보다는 피규제자인 기업과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또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규제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주체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이 지적하고 있는 조직의 속성과 마찬가지로 정부규제도 방임하면 늘어나기만 한다. 규제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에 대해 강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규제개혁을 전담하는 공무원은 순환보직의 인사 관행에서 제외하여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높여주어야 한다.

 

우리경제의 기초가 되는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힘들여서 이어온 규제개혁의 불씨를 키워나가야 한다. 지난해의 끝장토론과 같은 대통령·장관회의도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고, 일선 공무원의 규제개혁 피로감을 보상할 수 있는 유인책도 확실히 제시해 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관련법의 개정이 하루빨리 이루어져 규제개혁의 추진동력이 지속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정치권과 정부의 노력과 대승적 차원의 정치력 발휘를 기대해 본다.

 


이종인 여의도연구원

 

 

*본 기고문은 공감신문 칼럼란(2015년 4월 8일)에 기고된 글입니다.

*본 기고문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여의도연구원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