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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예대마진’ 유감

여의도연구원2022.05.06

[경제포커스] ‘예대마진’ 유감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뿐 아니라 1년 만에 40% 넘게 급등한 대출금리로 서민의 시름의 골이 깊어진다. 3월 한 달간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98%로, 2014년 5월(4.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보다 일반신용대출의 오름폭이 더 컸다. 전 국민이 몸살을 앓았던 코로나19와 집값 상승이 잠잠해지나 싶더니 첩첩산중이다.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조달비용 상승 등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여건은 이해할 수 있다. ‘영끌·빚투족’뿐 아니라 대출을 안고 있는 서민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이 또한 감내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예대마진’ 급등에 따른 엄청난 순이익으로 시중은행들이 성과금과 배당잔치를 벌인다는 뉴스는 서민을 열불 나게 만든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말 기준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무려 2.32%로, 지난 3년 내 최대 수준이다. 실제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이 14조5000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35%나 늘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신속하게 인상한 반면 예금금리는 소극적으로 올려 예대마진폭을 키운 것이다. 실제로 4%대 대출금리 임에도 정기예금과 같은 예금에는 여전히 1~2%대 쥐꼬리 이자 수준이다(실제 예금자가 받는 금액은 15.4%의 이자소득세로 인해 더 쪼그라든다). 최근 2차례 연속 인상으로 1.5%까지 높아진 기준금리가 월말에는 1.75%까지 높아질 전망인데, 그리되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은행들도 나름 할 말이나 고충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오히려 가산금리 수준이 낮다거나 은행에 따라 (또는 고객에 따라) 위험회피비용이 천차만별이며, 무엇보다 대출자금의 조달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사례를 보면 은행권의 입장은 타당성이 낮아 보인다.

 

 

이종인 여의도연구원 경제정책2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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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설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여의도연구원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