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

연구간행물

과거사 청산에서 현대사 정리로...

여의도연구원2006.11.24

『과거사 청산에서 현대사 정리로...』

1. 과거사를 둘러싼 논쟁의 전제
□ ‘과거 청산’ 혹은 ‘역사 바로 세우기’가 한국 정치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이유는 그때그때의 집권층이 과거에 대한 부정을
통해 스스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 때문임
- 이 경우 역사 해석의 문제는 고도의 정치적, 정략적 차원을내포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음
- 이 때문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과거사에 대한 논쟁은 한국근▪현대 역사를 놓고 벌어지는 일종의 ‘기억의 투쟁’임


□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자 하는 과거사 청산 작업은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님
- 뚜렷한 이념지향성을 보이고, 좌파‧수정주의적 역사관에 입각,과거사를 가해자 중심의 역사로 폄하함
- 현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과거사 논쟁이 국가정체성(또는 정권 정체성) 논쟁으로 비화되는 현상을 드러냄
- 청산하고자 하는 과거사를 任意的으로 선별하는 징검다리식역사관으로 정략적이라는 비난을 자초함
결국, 현 정권이 추진하는 과거사 청산 작업은 미래를 위한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류세력의 교체를 겨냥한 일종의 사회운동 내지 문화혁명을 지향하고 있음


□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과거사 논쟁이 생산적인 논의가 되려면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 위에서 출발해야 함
o 국민 통합
-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확인한다는 전제 아래 역사의 功過를 엄정히 평가함으로써 국민을 통합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함
o 세계 지향
-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을 새로이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함
o 미래 지향
-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후대(後代)를 위한 국가비전을 제시하는데 주력해야 함

 

2. 과거사 논쟁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1) 주체의 문제
o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는가?”
- 자신이 직접 살아보지 않은 과거의 삶을 오늘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불가능함
‘살아남은 자의 위선은 없는지’, ‘우연히 늦게 태어났다는 사실을 근거로 칼자루를 마구 휘두르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필요가 있음
o 국가나 정권, 다시 말해 정치권이 과거사 진상 규명의 주체로적합한가?
- 특히, 국민적 합의가 없이 추진되는 과거사 청산은 소모적논쟁으로 국론 분열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음


2) 방법의 문제
o 과거사 청산의 정치적 목적 그 자체를 청산해야 함
주기적으로여론이나 언론에 의해 반복되는 과거사 청산은당사자를 ‘여러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
o 정치적▪정략적이 아닌 학문적▪객관적 접근을 통해 과거사 청산이 아닌 현대사 정리를 해야 함
- 이번 기회에 미완의 과제인 한국 근▪현대사의 연구를 획기적으로 지원, 우리 역사를 제대로 쓰는 기회로 삼아야 함
- 기록 발굴과 사료 보존을 위한 기구와 법과 제도의 정비가절실히 요구됨
- 따라서 정치권과는 무관한 중립적▪전문적인 연구기관을 설치하여 현대사를 공정하게 조사▪연구하는 작업을 추진할필요가 있음

여의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