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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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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은 아버지의 꿈을 보고 자란다"31년 만에 돌아온 로보트 태권V의 김청기 감독 단독 인터뷰  

인터뷰는 청년미래포럼 the流 홍보팀에서 자체 제작한 컨텐츠입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꿈을 보고 자란다"
31년 만에 돌아온 로보트 태권V의 김청기 감독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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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봉하는 태권V 디지털 복원판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지금도 우리들의 입에서 흥얼거리기도 하지만 정말로 이 노래가 온 세상에 가득히 울려 퍼질 때가 있었다.  
1976년 7월 24일 태어난 태권V는 어린이들의 영웅이었고, 친구였다.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는 당시 영상물 시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영화였고, 동시에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실어주었다.  
태권V는 불의를 무찌르고 악의 무리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수호신이었던 것이다.  
그 태권V가 돌아왔다. 꼭 31년만이다.  
온전한 프린트 하나 없이 만신창이가 돼 있던 <로보트 태권V>가 영화진흥위원회의 복원 작업을 통해 부활한 것이다.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는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천재적인 물리학 박사 카프에 맞서 세계 평화를 지키는 훈과 태권V의 활약을 그린 한국 최초의 로보트 애니메이션이다.
이런 로보트 태권V를 기억하는가? 오는 18일에 디지털 복원 판의 개봉을 맞이하여 For 流가 <로보트 태권V>의 김청기 감독님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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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김청기 감독님


 

 

Q : 감독님 영화 개봉을 축하 드립니다. 디지털 판 복원 개봉으로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 느낌이 어떠십니까?


A : 기쁘고 감회도 새롭고 다시 디지털로 복원돼서 볼 수 있다는 게 참으로 기적이라 생각해요. 태권V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거죠.
많은 팬 여러분과 다시 영화가 복원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영화진흥위원회에 감사 드립니다
.

 

Q : 76년도 당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아직 높은 단계라고 보긴 어려운 시절인데, 로보트 태권V라는 만화영화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가 있으십니까?

 

A : 인쇄매체로써 만화작가 생활을 계속 하다가 어느 날 대한극장에서 <피터 팬>, <백설공주> 등 미국의 월트디즈니 만화를 보고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분야가 있구나.
무언가 강한 느낌을 받아 내가 앞으로 이걸 해야겠구나 하는 꿈이 그때부터 시작된 거예요.
그때 당시에는 외국 만화영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서 어린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이라는 이유로 폭력 장면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물의를 일으켰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만화영화를 제공하고,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꿈과 열정이 크게 작용하여 <로보트 태권V>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Q : 그때 당시 태권V가 마징가Z를 모방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A : 문화라는 건 앞선 문화를 자연적으로 보고 은연 중에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어 있어요. 자동차에 바퀴가 4개 있다고 모든 자동차가 표절은 아니지 않습니까? 인간형 거대 로봇이라 하면 결국 그 형태나 상황이 비슷해 질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디테일적인 면은 아주 다르고,당시 태권V는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많이 따와서 만들었죠.

 

 


Q : 흔히들 일본을 애니메이션의 대국이라고 얘기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감독은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일본 사람에 비해서 재능이 모자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세계적인 감독, 작품의 단계까진 못 올라 있어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데요.
정상까지 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겐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A : 일본은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인재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창작이 부족해요.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창조를 하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단순 작업만 하니 뒤쳐지게 되는 거죠.
다른 나라에서 작품을 받았을 때 이것을 어떻게 우리 것으로 받아들이고 부활을 시켜서 바꿀 수 있는가 쪽으로는 생각을 못하고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거예요. 우리나라가 기술 노하우는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으니 그것을 바탕으로 진행력과 스토리 발굴, 연출력을 잘 키운다면 세계적인 작품을 낳을 수 있을 겁니다.

 

 

Q : 로보트 태권V는 국내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요?
76년도의 태권V와 지금의 태권V는 각각 어떤 위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 그때는 새로운 만화영화라는 것에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컨텐츠, 영상 문화가 전혀 없던 시절이고요.
산업화의 시동을 걸고 있었을 때 로봇이라는 것이 많은 관객들에게 사회적으로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킬 수 있었어요.
종종 태권V 때문에 과학도가 됐다, 로봇박사가 됐다 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을 느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태권V는 그 세대의 관객들이 오늘날엔 아이의 부모가 돼서 자신의 아이와 함께 부모 자식이 같이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 사실 김감독님께서는 90년대에는 활동이 뜸하셔서 은퇴하신 게 아닌가 하는 말도 있었는데, 다시 이렇게 멋지게 부활하셨습니다. 그 동안은 무엇을 하셨으며,
다시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A : 90년대는 사업적으로 실패는 본 기간이에요.
월간 우뢰매 잡지도 잘 안되고, 부도도 나고, 심신도 피로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면이 작용하여 만 5년 동안 휴식 년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항상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해야겠죠.
디지털 판이 복원되는 기회가 생겨서 저로서는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 그럼 김감독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차기 태권V를 제작하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A : 앞으로는 내가 로보트 태권V를 직접 연출하진 않고 이제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총괄하는 역할을 할겁니다.
조만간 판타지 적인 요소가 많은 극장판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케일이 큰, 이를 테면 반지의 제왕 같은 거요. 그리고 3년마다 태권V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개봉하고, TV시리즈도 만들 계획이며 그에 따른 캐릭터 사업과 테마공원, 또 뮤지컬까지 구상하고 있어요. 뮤지컬은 정말 멋진 작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침체기에 어떤 기폭제 역할을 하여 많이 활성화를 시켰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죠.

 

 

Q : 로보트 태권V와 정치권을 비교해 보았을 때, 두 가지는 모두 정의 사회를 구현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며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데 로보트 태권V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안겨주며 성공한 반면 정치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데요. 왜 정치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시고, 또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요?

 

A : 모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버림을 받는 것은 솔직함에 달려있어요.
솔직한 것은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솔직함 하나로 용서받을 수 있고, 또한 국민들은 그만한 아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하지 못하고 그것을 은폐하고 피해가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닐까요. 
국민을 위해 존경 받기 위해서는 솔직하고 희생적이고 베푸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지요.

 

 

Q : 마지막으로 청년미래포럼 학생들을 위해 인생의 대선배로서 새해 덕담 부탁 드립니다.

A : 20대는 어려운 시기, 즉 혼란기에 있어요. 젊은이 세대는 어딜 봐도 꿈을 심을 만한 곳이 없어 방황하게 되죠. 
그런데 정말 어느 구석에서든지, 누구든지 작은 등불이 되는, 작은 빛이 되는 것이 바로 성공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요.
처음부터 너무 큰 곳에서 찾지 말고 작은 데서부터 천천히 나아가는 겁니다. Step by step.

이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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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나고 감독님과의 기념촬영

 

 

태권V를 사랑하던 어린이들이 중장년의 어른이 되고 이제 그 자식들이 태권V에 열광하던 부모들의 나이가 되었을 때, 태권V는 기적처럼 부활했다. 김청기 감독님은 이제 옛 영광을 재생시키며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침체기에 어떤 기폭제 역할을 하여 많이 활성화를 시켰으면 하는 게 내 바람.” 이라며 또 한 번 태권V의 세상을 꿈꾸고 계셨다.

로보트 태권V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꿈을 보고 자란다.’
아들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극장에 따라 들어가는 모습은 어찌 보면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까 싶다.
3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같은 감정을 부모 자식이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세대를 이어주는 문화적 가교일지도 모른다. 30년이라는 한 세대의 기억 속에서,
끊이지 않고 이어 온 어떤 전통 속에서 태권V는 그렇게 살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 흐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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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流 취재단 <> 학생기자 오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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